최진희-카페에서
참 안심이 되는 몇 안되는 가수중의 한 사람
흐느끼는 듯 하면서도 섹시한 그녀의 목소리를 참 좋아 한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색(色)이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빨강보다는 약간 정제되지만 빨강색이가미된 자주색 같다는 생각을 ....
예전 색채에 대한 강의를 들을때 이 자주색은 인간이라면 다 넘나 드는 욕망이라는
부분을 억제 하여야 하는 신을 따르는 곳에서 쓰이는 색이라 들었다
딴 이야기지만
윤끼 흐르는 자주색은 참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 보던 던힐이라는 담배의 포장지가 자주색이였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자주색에 금색의줄을 그은 포장지는 무척 매혹적이였다
난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가 꼭 그 담배의 포장지 처럼 윤끼흐르는 고급스러움이라고
느끼곤 했다
<가버린 사랑><천상재회><그대는 나의 인생><꼬마인형><가져가>외 기타 등등의 노래도 좋아 하지만
특히 이 <카페에서>는 단순한 가사 멜로디가 노래방에 가면 즐겨 부르는 노래 열손가락안에 꼽힌다
첫 결혼을 문 닫고 새 출발한지 몇년 되지 않는 다 들었다
가끔 tv에 그녀의 집을 공개 하여 살림의 노하우도 보여 주고
열심히 사는 모습도 보여 준다.
예전 보다 얼굴이 좀 달라 져 있지만 그 정도는 보는 우리가 감수하여야 할듯
무대에 서는 그녀의 또 다른 진 면목은 드레스 착용.
오정해씨가 주위에서 누가 창을 해 보라고 하면
한 대목 하곤 했었다
어느날 그녀의 말인즉 스승님께서 의상을 갖추어 입고 제대로 된 자리에서
다 갖추어진 자리에서 부르라는...(흥미의 대상이 되지 말라는 말인듯)
말씀이 계셨다 한다. 아마도 의상이라고 한다면 창이라는 우리의 한을 담은 우리의 소리에 우리의 의상을 맞추어 입는 자리에서 불러야 제격이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최진희씨는 드레스 착용은 물론이거니와 인어를 연상시키는 몸매로
이쁜 드레스를 입고 나와 나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한 곡조의 노래를 부른다 하여도 최선을 다 하는 그녀의 모습이 항상 프로 같다는
생각이다
일단 마이크를 잡으면 쏟아 내는 열정 또한 거인이다.
<사랑의 미로><여심><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가요 무대에 나와서 흘러간 노래도 잘 부르고 남자 여자 노래 할것 없이
모두다 소화해 낸다
미국에 있는 딸 한테 노래 한곡 선물한다고 하면서
약속이라는 노래를 부르는데...그야말로 뿅 갔다.
도전 천곡에 나와 젊은 청춘들의 노래도 잘 불러 자웅을 겨루어도
거뜬했다
북한 사람들도 <사랑의 미로>를 좋아 한다고 하니
노래 좋아 하는 것은 공통 언어나 다름이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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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잘 나가는 가전 회사 마즌편에는 겨울에는 톱밥으로 난로에 불을 지피던 찻집이 있었다
나무 타는 냄새가 좋다고 남자는 일찍 끝나는 여자를 불러내어 그 톱밥 난로가 있는 찻집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했다
여름 가전회사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라
퇴근후 약속을 했어도 회의다 뭐다 해서 늦는 일이 허다하기도 하고
어떤날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톱밥 냄새(겨울)를 여자는 그닥 좋아 하지는 않았지만 그 특이함이 좋아서인지 그 찻집은 항상 사람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해가 긴 절기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날이 지킬 날 보다도 더 많아
여자는 찻집 밖에서 기다린다
앉아, 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다 그냥 나오기에 챙피하기도 해서 10분전쯤 미리 가서 밖에서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다 집으로 발길 돌리기전 찻집 문을 열고 휘돌아 나오다
신문을 펴 들고 있는 남자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었다
약속을 어긴 남자는 예의상으로라도 미안하다는 전화 한번하지 않았다
물론 여자도 그의 어긴 약속에 대해 한번도 질타를 하지 않았다
꿈 많던 시절
버드나무 솜털이 눈 처럼 날리던 교정에서 만났을때도 그 남자는 그랬었으니까...
회사에 다니는 책임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만큼 복잡하겠지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또 자존심상 묻지 않았다
남자는 질타하지 않는 여자의 마음을 이해심이 많은 것이라고 나름 좋게 생각했었는듯.
우정을 가장한 사랑의 마음이 더 깊게 자리한 여자는
가질 수 없는 남자의 마음을 조금이지만
그 정도나마라도 베풀어 주는것을 감사하게 생각했었나 보다
이렇게 저렇게 가두어진 생활에 적응하고 안주하는 것이 복잡한 방향으로의 전환보다는 주어진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일 하는것을더 없이좋아 했었듯
지금은 그 일뿐이 없다는 듯.....
약속을 하고 그리고 어겨도 미안해 하지 않던 남자가
어느 추운 겨울날 어긴 약속에
무엇이 끌렸는지
근무중 휭 달려와 택시를 타고 다리 건너 근사한 찻집으로 데려가 긴 유리잔의 노란 쥬스를 사 주고 하지 않던 미안함을 표시하고 일 하러 간다 하고 휭 다시 회사로 들어 가는 감동을 안겨 준날
이 만큼만 나를 좋아 하는 구나
요만큼만....
몇번의 가슴에 얹힌 응어리를 한번에 상쇄 시켜주는 그 감동이 왜여자를그리도 감격스럽게 했던지...
여자는 그래도
그를 기다리며 문이 열릴때 마다 안 보는듯 하면서 귀를 쫑긋 세웠던 그 시절의
흑백영화같기도 하고
오랜 지갑속에 있는 듯 없는 듯 넣어 져 있는 한장의 흑백사진 같은 그때가
가끔은 그립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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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발길 묶어놓고 떠나버린 너지만 잊를 수 없어
나의 발길 묶어 놓고 하면서 한 템포 숨을 쉰다
이 노래의 백미다.
앞선 사람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모든것은 세월이 말해 준다
당시의 아픔이 그 무엇에 비길바 없겠지만
시간이 내 키만큼 내 나이 만큼 쌓이면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찾아 온다
노래가 다 끝나고
이젠 반주도 걷우진다 생각하는데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인듯 싶게
마무리 반주가 여운 있게흐른다
꼭은 기다리다 그녀가 조용히 일어 서는 모습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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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시절 글에 포틴님의 답글
평가고수
찬사가 몸둘바 모를만큼이지만 그냥 내것으로 가지렵니다
포틴님이 우리 집에 남겨 두고 가셨으니 제것으로 가진다 해도 무어라 하지 않으시겠지요?
어느땐 그 추억이라는 것이 빛 바래서 어느 시절 어느 곳에 내마음 어느 결속에 있는가 끄집어 낼때도 있어요
그리고 그 빛 바램이라는 것이 그 토록 찬란함이였던것이 어느 날 부터 더 이상의 찬란함이 아니라는것에 당황할때도 있다는것 아마 그것이 세월이겠지요 영원하다는것은 이 지구상에는 없나 봐요.사람들의 마음을 포함해서
평가고수
포틴님 오랜만에 오셨어요. 기뻐 하는거 보이시죠?
최진희씨의 목소리가 몇년(몇십년< 몇백년)만에 나올까 말까 하다는 찬사의 칭찬도 지면으로 읽었습니다만..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음 고음을 넘나 ..
노래를 요리한다고 할까?
그렇다고 기교가 넘치는 가수라는 말은 아니고
fortinbras21
네.. 글과 음악 즐감하고, 노래만 담아갑니다.
아름다운 내용이지만, 본문은 차마 담아가진 못하겠습니다.
그 안에는 프라버시와 관련된 사연이 있는듯 해서요.
fortinbras21
나의 발길 묶어놓고
떠나버린 너지만 잊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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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부분을 그냥 스쳐 들었던 부분 같은데...
그 부분을 딱 짚어내시네요.
덕분에 고수님에게 있었던 아름다운 날의 추억들을
비록 방문객의 눈길으로나마 바라보게 됩니다.
fortinbras21
평이함과 소박한 문체임에도
글 마디마다 묻어있는 사람 냄새.
그리고 삶의 흔적들이 배여 있습니다.
어느듯 제가 글 속의 주인공이 되어있는 듯이..
그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네요..ㅎㅎ
fortinbras21
와~ 대단한 노래평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이 곡을 들어보니,
예전에 제가 느꼈던 곡에 대한 보다 훨씬 좋네요.
확실히 평가고수님의 글은 엄청난 마력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는 뭔가가 있어요.....
www.youtube.com/watch?v=uqpYUc1Vmw8
나혼자 이렇게 앉아 있어도 그 사람 오지 않네 못잊어 이렇게 찾아 헤매도 그 사람 소식 몰라
이곳에 와서 만난 그 사람 지금은 왜 못 오시나 나 항상 너를 생각하지만 네 모습 보이지 않네
희미한 불빛 카페에서 나눈 술잔에 희미한 불빛 카페에서 나눈 술잔에
던져버린 나의 모습 받아버린 너기에 잊을 수 없어 나의 발길 묶어놓고 떠나버린 너지만 지울 수 없어
아 그 추억 아 그순간 사랑의 미련 이어라 아 오늘도 아 내일도 사랑은 추억이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