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독백

어느덧 1년

저녁 바람 2011. 12. 31. 12:34

 

 

 

 


세월이 흐르는 물 처럼 빠르다 함은 선조들이 남긴 명언이다
그래
정말 세월은 유수 같다

작년 1년을 병원을 오가며 본인 자신의 힘들었음은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길거리를 지나다 어깨가 굽은 모습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려지던 ..
참 이제는,
하는 일이 있어 오빠의 아픔을 많이 같이 겪지 못했기 때문에
오빠의 별세는 아직도 피부에 닿지 않음이다
가끔씩
울리는 전화기에 불현듯
전화 받기 괜찮냐고 하시던 목소리가 들리는듯도 하고
듣고 싶기도 하다
가족 없이 이렇게 있는 내가 마음이 씌여 가끔씩 전화를 해서  나이 많으신 오빠가
나의 안부를 묻곤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받은 전화에 이렇게 늦게 끝나니 하고 물으시던  목소리
무거운 김치를 전철역까지 가져다 주시던 모습
커피를 앞에 놓고
회한의 시간을 내게 풀어 놓으시던 그 모습이 너무 안 잊혀진다
함께 지냈던 부모님 슬하의 시간이 그리우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갔는데...
다른 형제들은 나와 오빠의 성격이 많이 닮았다고 했다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
고집불통
그러면서 마음이 나약하다 못해 심약한 것 까지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치루어 주시고
졸업식도 오빠는 나와 함께해 주셨다
부산 살림을 정리하고 열차를 타고 상경하는 오빠 편에 나를 딸려 보낸것
사법고시를 치루고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마중 나가
무거운 얼굴로 말없이  한강다리를 건너는 오빠를뛰 따라 갔던 생각
아직도 반추의 갈피 갈피는 너무도 많다
어른이 되고도 넘치는 나이인 나지만
뒤 울타리가 없는 허전함과  쓸쓸함이 춥기만 하다

1년의 시간이 흘러도 올케의 아품은 가셔지지 않는다
아이가 없이 두분만이 같이 하셨기에 아마도 오랜 시간 슬픔이 동반되리라 생각이 든다
어찌 고운정만 있을까
미운정, 서운한 마음, 애닯은 마음이 모두 합쳐져 둥굴게 빚은 세월 속에
함께 하였으니
나 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사모의 정으로 조상들의 제사 음식을 나누어 장만했는데
오빠의 1주기 추모의 정성은 한사코 본인이모두 준비하겠노라고
올케의 마음과 정성이 가득이다
그 마음 알것 같다

올케의 고향은 김천이다
형제들
많은 조카들이 한해가 저무는 정리하는 시간에 참석해주어
훈훈하기 이를데 없다

사진 속의 오빠는 알고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