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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자리 Mr. 말좀 하시지...

저녁 바람 2012. 1. 13. 09:36

 

준비의 즐거움도 이제는 좀 귀찮다.
차를 기다려야할 필요도 없고 자리 잡아야할 조바심도 없는
편한 여행의 2박 3일이다.

미남형의 듬직한 앞자리 Mr.
이야기를 좀 하시지 않고
경포대의 푸른 물결,
남빛의 색갈은 자꾸 무언가 기억하고 싶고
이야기 하고 싶은데.

조금 고독해 보이는 Mr.
2발 3일의 여행에 아무 동반자도 없이 어찌 혼자 오셨나요.
그 나이에 무슨 춤을 추시겠다고
그냥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 좋긴만 한데
그냥 앉아만 계시지...

구비 구비 돌아가는 대관령의 버스길
길가 양옆의 코스모스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치장인지.
한들 한들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가련한 네 모습

잠만 쿨 쿨 자는 앞자리 Mr.
대청봉 등산이 그렇게 피곤하셨나요.
이시간이 아깝지 않으세요.
왜 등산 안했느냐고 묻지도 않으세요.
우린 너무 힘들어 다른 사람에게 민폐끼칠까 안 갔는데.
많이 많이 재미 있으셨나요?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왜 차는 안세워 주시나요.
우리는 왜 매양 추월만 당하는지요.
우리도 추월 좀해보시지요.

법주에 맛있는 오징어회를 어찌 혼자만 드시나요.
앞자리 Mr.
뒤의 우리들에게도 권해보세요.
그럼 우리는 맛있는 샐러드 드릴텐데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면
조용히 생각좀 하련만
먼곳의 사람도 뒤로 남기고 온
남색의 바다를
뭔가 계속 한이 맺힌듯한 그 철석거림의 파도를

아 앞자리의 아가씨들
노래도 좋고 젊음도 좋지만
마이크 붙잡고 안 올라가는 목소리로 끽긱대지 마세요
자꾸 챙피해져요.
아님 앞자리 Mr.
깨울 정도로 더크게 떠들던지.

심심한 Mr.
지리산에서 본것 같다구요?
그런데 그렇게 묻고는 더 이상 이야기 안 하시나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라구요?
맞아요.
내 얼굴은 어딘가에 다정 다감한 모습이 감춰져 있다니까요....

앞자리 Mr.
댁은 꼭 그 옛날 J 소위 같아요.
심심하도록 심심한 J 소위 같아요.

다 잠이든 버스간
지금쯤 그는 어디에 있을까
왜 이렇게 연락이 없을까?
익숙한 그 목소리가 듣고 싶은데

아 바보같은 사람 나 설악산에 갔다 왔는데.

 

지금은 대청봉도 대관령도 그때의 모습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