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운동회
초등시절
운동회가 있는날
학교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날리고
운동장에는 달리기를하여야할줄을 석회가루로 표시를 해 놓고 분주하다
운동회 시작의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끝나고
난
운동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심드렁하다
검정 단발머리에 하얀 머리띠를 두른 상대편이 더 부러웠기 때문이다
검정머리에 하얀 머리띠가 왠지 쌈빡하고 이뻐 보여서
아마 짝수는 하얀 머리띠
홀수는 파란 머리띠
그 머리띠 한쪽은 파란색, 다른 한쪽은 흰색으로 양면을 이용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파란색도 마음에 안 들어 하고 있는데
왠지 하얀색 팀이 이길것 같은 기분도 들고
드디어 운동회는 시작되고
공굴리기기
커단 공을 종이를 발라 어린 아이들 둘이 굴리면서 목표지점을 돌아 나오는 경기
장대에 매달린 커다란 둥근 원통을 오재미를 던져 먼저 터트리는 편이 이기기
물론 그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우리들은 모른다.
드디어 터진 그 속에서 비들기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오색 종이가 눈송이 처럼 날린다
그리고 마지막 릴레이
내 기우가 맞아 떨어지는 순간
달리기를 잘 하는 덩치가 있는 그녀가 하얀색 머리띠를 두르고
선 앞에 섰을때
내 불안감이 적중하는 순간이다
우리 청팀은 지고
백팀이 이기는 순간
그리고 쪽지에 이름을 써서 그 주인공을 찾아 달리는 경기
지금 우리 옛날 영화에 나오는 그런 운동회의 종목은 다 해 보았던 것 같다
이런 운동회를 치루지 못하고 성장한 어른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나는 한번이기는 했지만 ....
나는 그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페이지를 하나 갖고 있다
중학교
일학년은
그런 학교 개교기념일 행사에는 끼일 자격이 없다
있다면
그냥 구경하는 몫이 우리 담당이다.
고등학교 선배들이 남자 여자로 나누어 folk dance 를 추던 달콤한 기억
남자 복장을 하고 한쪽에서 사선저쪽에서 걸어 나오고
후릴이 달린 원피스 끝자락을 들고 사선 저쪽에서 스텝을 밢으면 걸어 나오던
그 환상적인 무드는 오래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난 언제나 저런 달콤한 무드의 주인공이 되어 보나...
넋을 잃고
우리보다 그래야 몇살이 위인 선배들인데
남자 복장을 한 그 선배들은 정말 저 먼 나라에서 온 왕자들 같았고
그 상대 여자역의 선배들은
성인의 야리 야리한 여자들 같았다.
맨 앞에 빨강 색 원피스에 물방울 무늬가 찍히고
몇단으로 나누어진 스카트에는 자잔한 주름이 잡혀 있어(한창 오래후에 등장한 층층 스카트
같았다) 아주 발랄해 보이기도 했다.
환청인지는 모르지만
난 그 원피스에서 방울 소리가 났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저 먼외국 어느 소 도시의 마을에서 벌어진 축제의 아련한 기억처럼
그래서 그춤추던 모습이 떠오르면
난 아주 맑은 방울 소리가 먼저 들려온다
검정 모자에 검정 바지, 쪼끼 흰 셔츠를 입은 그 선배는
같은 학년 우리반 친구의 언니라서 더 기억에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이 역시 개교 기념일
우리가 이제는 춤을 출 학년이 되었다.
난 남자 역활이다
파란색 골덴바지에 같은 옷감으로 조끼를만들고 (물론 우리집 건너편인 양장점에 가서 맞추어 입었다)
흰 브라우스를 입고 브라우스 카라에는 파란색의 리본을 매었다.
그렇게 나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성장했다
대학교
일학년인 우리가 댄스를 추어야할 주인공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드신 선배들은 이렇게 저렇게 빼고 빠지고 하니
일학년을 동원시키기가 무난해서 아마 그런듯
나는 동생의 파란 후레야 스카트를 빌려 입고
일학년 다른과 남학생들과 댄스의 주인공이 된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과 남학생들은 여자들만 있는 과의 여학생들 손을 잡아 본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던 듯
그런데 그런곳에서도 별종은 하나 있다
남학생이 여학생이 손을 잡고 춤을 추려고 하니 손을 뿌리치는 헤프닝이 벌어진것
우리는 돌아서 입을 삐죽 거리면서 웃었다
그러면 참석을 하지 말지 왜 참석은해서 여학생 무안하게 만드냐고
아마 그 남학생도
참석하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겠노라는 교수님의 엄포가 무서웠었나?
그래도 운동회도 해 보았고
folk dance 라는 것도 추어 보았다
물론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도 아주 작은 소규모의 춤을 출 기회가 있기는 했었다
그렇게 재미 있게 보낸 날들
더 재미 있을 거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듯 그렇게 주술을 걸어
지내온 시간들인데
나 자신을 기만하듯 지내 온 시간인데
재미 있는 시간은 영 오지를 않는다
나만 그런가...
아님 인생은 원래 그렇게 속아 사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