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독백

필 꽂히는 날의 저녁

저녁 바람 2012. 2. 18. 23:46

 

 

 

 

대충 저녁은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 오는데
어쩌다 그렇지 못한 날이 있다
그럼 버스에 타면서 머릿속은 냉장고를 뒤적인다
무엇이 있더라?
스파게티 만들 재료도 있고 만두속도 있고 된장찌개는 끓여 놓은 것이 있고
생선도 있다
동생이 가져다준 유자청 샐러드 재료도 있고


유자청으로 만드는 샐러드 쏘스

양파  1/4
포도씨 오일 6T
유자청 2 T
식초 1 T
소금 1/3 t
흰후추 조금

믹서기에 갈아서 양상추, 사과, 땅콩,배, 파프리카 등등 냉장고에 있는 야채 몽땅
쏘스를 위에 뿌려서 먹는다


디포리도 있으니 수제비를 끓여도 좋고
추우니까 수제비를 할까?
밥이 늘 준비가 되어 있으니 생선을 구어서 달걀찜을 해서 김에 싸 먹을까?

큰 마트에 들러 무엇 살것이 있나 휘둘러 돌아 보고
만두국을 끓일까?
만두피를 일단 구입을 하고...

그래 오늘은 만두 국이다.

집에 도착해서 만두피를 꺼내 놓고
만두 속을 넣는다
국을 끓일까 하다 그냥 만두를 쪄 보자는 쪽으로 기운다
작은 찜통을 올려 놓고

추운 겨울날이면 
옹기 종기 모여 살던 작은 엄마 , 작은 아버지, 외숙모 .
우리 집으로 오신다
카키색의 미군용 담요를 펴고
둘러 앉으셔서 화투로 크고 작은 목소리가 왁자 지껄해 진다
아버님은 이런 잡기를 싫어 하시고 주위 분들이 어려워 하실 까 자리에 끼이지 않으신다
거의 놀이가 접으실 때 쯤이면
울집 건너집에 자리한 만두집으로 뛰어가서 만두를 사오는 것은 내 몫이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가마솥 뚜껑을 열면 김이 서울역을 떠나는 기차 굴뚝에서 나오는 것 처럼
요란했다
그러면 주인은 얇은 나무로 만든 포장지를 (붙지 말라고) 꺼내서 싸 준다
그닥 많은 간식 거리가 없던 시절의 만두는 얼마나 별미였던지...

특별한 날이되면 작은 엄마는 만두를 잘 빚으셨다

사촌들이 둥근 두레반 상에 둘러 앉아 만두를 빚던 모습도 이제는 추억의 시간속에서는 찾을 수 밖에..
작은 아버님이 벌써 전에 세상 뜨셨고
작은 어머님도 작년 이맘때 88의 연세로 세상을 뜨셨다

그래서 만두 국을 끓이려다 찜통에 넣고 쪘다
고기를 싫어 하는탓에 야채와 두부를 넣고 만든것이라 그런지 약간 심심했다

이렇게 한번 무엇을 먹을까 하고 필이 꽂히면 해야 한다
어느날은 수제비에 필이 꽂혀
필이 꽂힌날 저녁, 그 다음날 아침, 점심까지 수제비를 먹은 날도 있다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 하면
우선 국수 물을 올려 놓고 삶는 동안

다른 팬에는
양파, 소고기 산적해 놓은 것 잘게 썰어서 볶는다
쏘스를 넣고 다시 한번 볶은 다음 국수 넣고 후추 넣고
피자 집에서 얻은 치즈 가루, 핫쏘스까지 뿌려 주면 뿌듯한 저녁이 된다

 

배 고프면 참지 못하는 드런(?) 블로그 쥔장의 성질 탓애 저렴한 속이깊은 팬이 두어개 준비 되어 있다



더 준비할 수 있다면 마트에서 파는 미트볼을 렌지에 돌려서 넣어 주어도 좋은데
그 미트 볼이 저렴한 것이 어떤 부위일지 가늠이 되지를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