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바람 2012. 3. 26. 11:06

요즘 버스 정류장에 도착 버스 번호가 뜨는 시스템이 가동중이다
참으로 얼마나 요긴한 시스템인지...
막막하게 기다리고 있는 것 보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어디쯤 와 있다고 하면
나름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기다리는 것이 안 온다면 다른 버스를 탄다던가 약속 시간이 급하면 택시를 탈 수도 있고
만날 지인에게 좀 늦는 다는 문자라도 전할 수가 있다

차고지에서 한 정거장에 살고 있으니 내가 타고나갈 버스는 하나 밖에 없다
집 근처이다 보니 알림 시스템은 당연 없다
일단 중간까지 간다
그냥 막막하게 기다린다
그래도 내가 타야할 버스는 감감이다. 아니 어디씀 오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

근래 겪은일
집에서 출발하여 갈아 타야할 곳 까지 갔다
출근 시간대에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어 다른 버스를 타고 하차 하여 한 정거장쯤 걸어 갈때
나를 앞질러 가고 있는 기다리던 버스..
출근 시간대에는 더욱 내가 가야할 곳은 한강 다리를 넘어야 하니
참 막막하기 그지 없다.
더욱 월요일이나 비가 오는 날씨는 참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것.
이제 알림 시스템 덕분에 이런 힘든 노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알림 전광판 덕분에 나름 가야할 곳 까지의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득 우리네 인행살이에도 이런 알림 전광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가 가야할 부분에 이렇게 저렇게 노선을 짜고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 보면
실패는 거의가 없을 것이 아닌가
실패하는 일이 없으니 내가 행복하고 내 이웃이 행복해 지고
사는 몫의 부분들이 비슷해 지면 빈부의 격차도 없을 것이고
그럼 사는 재미가 없을까?
그럼 사람들이 노력이라는 것을 안 할까?
법도 많이 필요가 없으니..많은 국회의원도 필요 없고
판 검사도 필요 없고
좋은 음식만 먹으니 탈이 날 염려도 없어서 의사라는 직업도 거의 필요가 없겠네..
수명 자체도 알고 나면 단명한다는 사람은 도전이라는 과정을 겪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맞는 짝을 만나 아이만낳아 이쪽은 안되니까 가지 않고
잘 되는 쪽만 가고
창업도 실패하는 일은 안 할테니까
어쩌면 희노애락이라는 단어 자체도 도태 되겠네..
아이고 그럼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문화의 일부분은 자연스럽게 도태 내지는 소멸 되 버리고 말겠네.
참 별 생각을 다 한다
쥔장 오늘 심심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