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무대 최참판댁,화엄사, 천은사, 성삼재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고(관광 버스 1-2대가 얼핏 보인다)
5분 정도 걸어 올라 가니
우선 입장료가 1,000원이다.
입장료를 받는 입구안에는 최참판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살고 있다.
최참판댁을 끼고 토산품이라도 파는 사람들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그냥 아무런 연줄 없이 그냥 살기만 하는 주민들이라면 이렇게 벅석대는 우리들이
싫을 수도 있겠구나..
여기 입구에 그릇, 말린 나물, 차 종류를 파는 가게가 조그마한것이 몇개
제법 잘 사는 양반댁 가옥하나가 버티고 서 있다.
물론 그 옛날의 양반 가옥에 비교가 되겠는가 만은
대문을 들어 서니 행랑채
조금 더 들어가니
최치수가 머문 사랑채가 나온다.
금방이라도 윤씨 부인과 구천이의 사이가 의심스러워 뒷짐을 지고 왔다 갔다 하는
그의 발걸음이 들리기라도 할것 같고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일 것도 같은 ...
조금
더 들어 가니
별당아씨가 머문 별채,
방 창문을 열면 연결되어지는 커다란 마루
그 앞 연못에는 등에 주황색의 무늬를 얹은 물고기 들이 오락 가락 노닐고 있다.
하염 없는 시간속에 그 별당 아씨는
어쩌자고 양반댁의 가문을 생각하지도 못하고
구천이를 따라 나섰는지
그녀가 숨쉬었던 고뇌가 느껴질것도 같은 고요함이다.
최서희 윤씨 부인, 귀녀를 묶어 가두어 두었던 고방
그리고 저자 거리등이 갖추어진 토지의 무대.
이렇게 저렇게 들리는 관광객들이
그곳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냄이 되고는 있는지.....
대문을 나서니 높은 위치의 그 집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너른 평야. 초록의 평야. 아무 근심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요동도 없는 너른 평야.
올 농사도 풍년이리라.
여름인 계절인데도 제법 관광손님이 쏠쏠하다.
아침도 걸렀으니 점심이나 먹자고
화엄사 가는 길의 어느 식사집.
전주식 백반에 국밥.(백반일인분에 9,000원 국밥 5,000원 합계 23,000원)
반찬은 열가지도 넘게 나오는데 젓가락 갈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예전 전라도 지방의 밥 인심은 참 후하고 반찬의 가짓수, 음식들의 짬조롬한 맛이
일품이였는데
이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맛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화엄사 입구
이곳 도로 사용료가 3,800원 셋이면 11,400원이다.
예전의 기억이 조금 나는 것 같다
예쁘면서 커다랗던 석등(석등으로는 동양 최고란다)
오래된 대웅전.
그 대웅전 앞에
옆으로 예쁘게 번진 나무 백일홍.
이 백일홍은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내내 길에 예쁘게 핀 자신의 자태를
뽐내어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손질이 잘되어 있던 대웅전앞의 이 나무는 그 나무대로
그냥 길에 피어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 모습 그대로 참 예뻤다.
초록에 꽃분홍의 꽃이 촌스러울것 같으면서도 참 예쁘다.
사찰 뒷편의 산이 거칠지도 않고 아주 여성스럽다.
그 산 허리에도 구름이 내려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우리를 반긴다.
여행 내내 이 구름들이 장관을 보여 주었다.
반갑다는 인사 치레 같기도 하고
여름이 떠나는 무심함과 섭섭함에 장난감 없이 혼자 노는 어린아이 같기도 하다.
옆 계곡의 물소리는 시원함보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시끄럽기만 하다
이곳에도 관광버스가 몇대 도착이 되어 있었다.
엄마들이 많이 오셨으면 시주 많이 하고 가시려나?
만원을 내면 기와에 집안 식구들의 이름을 적어 준다고 한다.
하얀 글씨에 이름을 써서 절 지붕에 올리면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으려나
아니면 지붕에 올리지 않고 다른곳에 비치해 두려고 하는 건지....
여기도 여름 마지막에 관광나선 관광객들이 쏠쏠했다.
잠시 내 생각은
대웅전에 시주하고 절을 올리는 손님들만 상대하지 말고
대웅전 앞에 장삼 가사를 입고
아무말 없더라도 그냥 왔다 갔다라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절 앞에 왠 찻집하나. 이건 누가 베푼 특혜인가?
화엄사에서 나와
천은사에 도착
화엄사 보다는 규모는 작았지만약간의 저수지를 끼고 있고
절 입구가 아주 예쁘다. 그리고 절 입구에 누각을 세워(올라가지는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 밑을 통과하여 절로 들어 가게 만들었는데
조금 불편하였던지 옆으로 조금 돌아 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모양새도 아주 괜찮았다.
대웅전 올라 가는 모퉁이에 관광객들이 돌을 하나 하나쌓아 놓은 것이 있어
나도 돌을 하나 올려 놓았다.
무엇을 어떻게 하여 주십시요 하는 뚜렷한 목표도 없는 연륜이다
선명하게 이렇게하여 주십시요 하는 그런것이 없는 것인지
아님 너무 많은 것인지
동생은 천주교인데도 돌을 하나 짚는다.
장성한 아이들의 장래에 에미 마음의 불을 밝힘이겠지.
이 절도 오래되어 나이를 먹어 연로하기 그지 없다.
절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파이고
마르지 않은 나무로 지은 기둥들은 쩍쩍 갈라지고 있었다.
임기 웅변으로 나무로 지지대를 만들어 받쳐놓고 있었다.
아이고 주지스님 골 아프겠다.
구경을 하고 나와
노고단으로 올라 가는 성삼재를 가잔다.
구름때문에 갈 수 있으려는지 하면서 ...
이곳 도로 사용료도 일인당 3,600원이란다.
해발 900미터
올라 가는 길이 구불 구불 아차 한눈 팔 사이도 없다.
구름은 자꾸 내려오고
안개등을 켜고
맨앞에 트럭 한대, 그 뒤로 승용차 ,우리까지 3대
속력을 낼 수도 없고 구비 구비 돌아 가는 것이 무섭기조차 하다.
옆 계곡은 구름들이 내려 앉아 보이지도 않고
성삼재 까지 다 올라 왔지만
밑의 볼거리들은 수줍은 새악시 모양 모습을 좀체로 들어 내지를 않는다.
잠시 쉬고
그래도 허전하니 커피한잔 마시고 노릇하게 김이 솟아 오르는 옥수수 한개가
2,000원.
하나 사서 동생과 나누어 먹고. 구름에 쫓겨 다시 내려 오다.
10시 20분 구례구 역에 도착하여 지금까지의 시간이 오후 4시 조금 넘었다.
그냥 숙소로 들어 가려니 섭섭.
별 볼것이 없을 거라는 전제하에 지나친 화개장터에나 가볼거나,
어느새 빗방울이 제법 굵어 졌다.
우산을 쓰고
커다란 돌에 화개 장터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화개장터라는 노랫말이 적혀 있다.
작사 작곡이 조영남이라고. 나는 노래만 조영남이 부른줄 알았는데
하나 배우고 가네.
지리산 특유의 잎으로 된 엽차, 흔히 볼 수 있는 죽제품
먹거리
이렇게 특색이 없어서 무엇을 사고 싶어도....살것이 없네
점포수는 제법 되어 보이는데
구경온 사람들도 기웃 거리기만 할뿐.
이제 집에(콘도)가서 밥이나 해 먹고 온천물에 목욕이나 하기로.
콘도 정식 명칭이 지리산 가족 콘도이다.
콘도의 싱크대를 열어 보니
전기 밥솥, 후라이팬(코팅이 되어 있지 않았다), 밥공기 4, 국그릇 4, 찻잔 4
수저 4 , 유리컵 3, 국자 1, 주걱 1 큰 국냄비 1. 작은 냄비 1 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밥은 전기 밥솥에 하고
작은 냄비에 카레를 하고 큰 국냄비에는 마트에서 구입한 누릉지를 끓이고
달걀 후라이도 하고 행도 부치고
집에서 가져간 밑반찬에 국은 봉지에든 미소가루(미안하게 이것은 일본 제품이다.
그러나 구입은 까푸프에서 했다)에 끓인 물을 부우면 즉석식 국이 되는 것이다.
약소하나마 근사하다.
설겆이를 끝내고
동생과 나는 온천으로 향했다.
노천탕도 있고 괜히 온천이라고 하니 물도 좋아 보이는 것 같았다.
수영장도 옆에 있어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놀러 오기가 좋은 듯.
수영장에서 놀다가 몸을 씻고 가느라 들린 아이들로 시끌 시끌하다.
아이들이 튜브를 갖고 탕안에 가지고 들어 가지 말라는 주의 사항이 써있는데도
소귀에 경 읽기다.
나무라는 관리인의 이야기는 적반하장격이 되 버리고 있다.
젊은 엄마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 아이들의 기를 꺽는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런 생각의 엄마들이 많다면 우리의 기초 질서는 아직도 요원하다.
하루 숙박비가
우린 50% 로 해서 75,000원인데
할인이 되지 않은 가격이 하루 잠자는데 150,000원이면...좀 비싼 가격은 아닌지....
식사를 해 먹을 수 있어 식사 값이 절약이 될수가 있으려나...
이블과 요, 베개는 4개
그 이상이 필요하면 초과 사용료를 내면 준비가 된다고 한다.
그릇등은 열쇠 반환시 점검한다고 ....
목욕을 끝내고 잠시 마트에 들러 내일 아침에 필요한 물품 사고
옆 노래뱡에서 어느 남자분이 올라 가지 않는 목소리로 한창 폼을 내는 중인듯
우린 방으로 올라와
white wine 으로 기분 내고
잠자리에 들다.
200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