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잡것이 외골수여 아주 정말 외골수라는 말이여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어서
학교 다니면서 무슨 모임에 다녔다나
거기서 어떤 한량을 만난 모양이여
별 고생 없이 자라나
그냥 평범하고 착한 남자 만나
별 부모 속 썩이지 않은 그런 가정 꾸려여야 한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것이 팔자여 운명이여
참 운명이란 거 믿으시는 감?
처음에 사 그것이 좋아하는 감정인지 뭔지 몰랐겠지
새록새록 정이 들었던 모양이여
그 넘도 야가 그렇게 싫지는 안혔으니 그렇게 연락하고 정을 쌓았겠지
그러다 그놈의 아버지가 사업이 어찌어찌 기울더니만
그 화병으로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집안이 기울였는가 비여
어찌어찌 졸업은 하고
그 김에 그 넘도 군에나 갔다 온다고 가버리고
그래서 한동안 연락도 없고
이 계집애도 연락도 없으니 저도 별수가 없었겠지
그놈이 군에 갔다 와 또 어찌어찌 연락이 되었던가 봐
그놈이 나쁘지
결혼할 여자는 따로 있더구먼
뭐 자기가 어려울 때 도와준 여자를 저버릴 수 없다나...
거기까지는 아주 좋은 이야기지
그럼 뭐 하러 이 계집애한테 연락하고 지랄이냐 말이여..
자기 말대로 저버릴 수 없다면 저버리지 말고
즈그들끼리 알콩달콩 살면서 이쪽에는 쳐다보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야
인연이 안되려 먼 이쯤에서 무 자르듯 잘라 버리는 것도
지 넘도 가뿐하고 이 계집애한테도 못할 짓 아니고 두루두루 잘한 일이제
받아준 연도 제정신 아니고
받아 주어야 뭘 얼마나 받아 주었나?
월급 차곡차곡 모아 저 누울 방 하나 있는 아파트가 전부인 것이 그놈과 얽혔으면 그 오래된 아파트가 다 일지...
이놈이 장가를 가서 마누라 하고 뭐가 잘 안되였는지
딸 하나 낳고는
부부관계가 썰렁해진 것이 여
그 직장이란 영업 쪽 일이라서 3년 간격으로 서울 수원 대구 부산 이런 식으로 근무지를 옮겨
다니게 되었는지
난 그랬지
둘이 확 불지르듯 한번 확 싸질러 버리듯 불이 나 붙어 버리던지
끝장이나 나버렸으면 이런 일 없었을런가?
내가 하도 말 같지 않다고 들이 대니 나한테는 이야기 다 하지 않재
내가 보기에는 그놈이 자기가 여유가 있는 그런 허락 한도에서 이 계집애를
붙들고 놓지 않은 것이여
이 계집애도 정신이 옳게 박혔으면
그놈이 붙들거나 말거나 지 할 일 똑바로 할 텐데
이것이 맨 그놈과의 정이라면 줄줄 흐르듯 그렇게 끝 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붙잡고 가지 말라고도 못하고
아마 그 계집애는 그랬겠지
마누라야 힘들 때 도와준 정리로 저버리지 못했다고..
그러다 그놈이 실수했지....
마누라와 사이가 그렇게 덤덤한 사이
어디서 아들을 하나 본 모양이야
그걸 이 계집애가 깜쪽같이 몰랐던 거야
그 넘도 미안해서 말 못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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