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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著 - 도련님

저녁 바람 2020. 5. 28. 20:00

다른 무엇을 검색하다 스치듯 지나간 한 줄의 밑줄에 끌려서

대여한 책

그런데 내가 실수했는지

내가 지나치다 머리를 딱 치듯 흘깃 본 문구는 그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는...

아마도 내가 다른 것을 본 듯

도서관 앞을 지나다 대여하려고 하면 이미 대여가 되어 있어

몇 번을 허탕쳤다

그리고 받아든 책

구성은

물리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시골 학교 수학 선생으로 취임하여 겪었던 일이 줄거리의 기둥이다

하녀 기요의 이야기는 첫 머리부터 나온다

도련님이 이야기하는 기요는 이렇다

기요는 원래는 명문가의 딸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질 때 몰락하는 바람에 남의 집 살이를 하게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무 장난이 심하고 멋대로인 나를 잘 거두지 않았지만

기요는 피부만 허연 형은 당최 쓸모가 없어라고 혼자 단정을 지어버렸다 이런 할머니한테는 도저히 당할 재간이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훌륭한 인물이 되고 싫어하는 사람은 망해 버릴 거라고 믿는 내가 장래 출세하여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학교에 취임하고 여러 동료들과 부디 낀 이야기인데....

별 감흥은 없었다

얽히고설킨 인간사와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담담하게 그려진 것

난 책을 단숨에 읽으면서 (그리 페이지가 많지 않았다)

내가 봤던 문장을 찾기에 더 몰두했으니....

그런데

읽다가 밀어 던지지는 않았다

그냥저냥 읽었다

사회 초년생이 치러 내는 직장 내의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 내용은 실지로 그가 영문과를 졸업한 선생이 되었던 때의 경험담이라고 들 이야기한다

기요가 말한 훌륭한 도련님이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읽었으나

그다지 획기적인 것이 없었다

읽는 글 중간

기요에게 편지를 하고 답장을 받고

이 과정이 그 어떤 성격에 기여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어느 한 사람이 충성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고 그녀(기요)의 해바라기일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한다면

기요는 적금이고 아파트 청약 통장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눈앞에 시금치 밭이 있는듯한 착각을 했다

시금치 밭을 본 적은 없다(직접 눈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tv로 시청은 했다)

그런데 왠지 내 눈에는 푸른빛을 띠고 있는 싱싱한 시금치 밭이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읽는 내내 따라다녔다

막 무슨 감동적인 것이 있어서가 아닌데...

주인공 도련님의 나름 자기 방식대로 불의에 맞서 정의로워 지려는 힘든 노력과

많이 등장하지 않은 기요의 주인댁 도련님에게 바치는 마음씨가 그렇게 푸르렀다

그녀의 손에 왠지 맛있는 시금치나물을 무쳐서 도련님 밥상에 놔 줄 것 같은...

뭐 이런 평이 있어 할지 모르겠지만

작가는 다행히도 기요에 대해 마무리 이야기를 써 주었다

학교를 정리하고 가방을 든 채 기요가 있는 집부터 찾았다

기요 나 왔어 하고 뛰어 들어갔더니

아이고 도련님 빨리 돌아와 주셨네요 하고 눈물을 뚝뚝 흘렀다

나도 너무 기뻐서 시골 같은 데는 가지 않고 기요와 함께 살 거야라고 했다

철도 회사에 기수로 취직하고 기요와 함께 살았다

그러다 기요는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도련님 소원이 있어요

제가 죽으면 도련님 다니시는 절에 묻어 주세요

무덤 속에서 도련님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래서 기요의 묘를 고흐나 타에 있는 요게지라는 절에 마련했다

도련님이 기요를 책임질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조카와 살고 있던 기요를 찾아 함께 살고

그녀가 소원했던 대로 기요의 묘를 만들어 준 의리에 가슴이 쏴하며 한 줄기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듯

뭉클했다

대망이라는 책을 읽으면

자기가 모시던 윗분의 자식에게도 가신의 예로 모시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가신의 마음은 자신의 자식 대까지 이어져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고 명예롭게 생각했다

그 충성심이 지금의 일본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작가

1867~1916

도련님을 쓴 시기는 1906년이면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 이야기다

그러니 조금 무리라는...

그렇다고 우리가 고전 음악, 고전 명작을 읽으면서 세월이 많이 지났다고 해서 명작이 아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100년 전에 쓴 글이고

그이가 선생으로 그 어떤 위해를 받았을 때 대처 방법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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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돈 찾으러 은행에 갔다

카드를 넣고..

보이스 피싱 주의 ... 어쩌고저쩌고

다 안다고요. 난 보이스 피싱이 아니라 내 돈 찾으러 왔다고요

거래 계속을 클릭하면 다시 진행하라는 문구가 뜨면서 카드가 그냥 나온다

다시... 또 같은 일이 반복

세 번째 ... 참 마스크를 해서 얼굴이 안 보여서 그런가 하고 마스크를 벗었다.

세월이 하 어수선하니 기계도 몸 사리나 보다

그래서 돈도 마음대로 안 주려나 하고 ... 얼굴 보여주고

그래도 마찬가지... 그리고 보니 카드를 반대 방향으로 넣었다는...

지인들은 내가 이런 우스꽝스러운 실수 같은 거 안 하고 사는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