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 (HAUTE CUISINE, 2012)

저녁 바람 2020. 5. 30. 06:33

파리 엘리제궁의 유일한 여성 셰프

그녀가 선보이는 따뜻한 프렌치 홈 쿠킹~

프랑스의 작은 시골에서 송로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라보리

우연한 기회에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셰프를 제의받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 입성하게 된다.

격식을 차린 정통 요리 위주였던 엘리제궁에서 대통령이 진짜로 원하는 음식은 프랑스의 따뜻한 홈 쿠킹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가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을수록 수십 년간 엘리제궁의 음식을 전담했던 주방장의 원성은 높아만 지고,

주변의 불편한 시선으로 인해 라 보리는 대통령 개인 셰프 자리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데…

대통령 개인 셰프 라보리의 맛있는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지식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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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컴퓨터로 감상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하다

이렇게 테마가 확실한 영화

그것도 우리가 쉽게 접하던 미국 쪽 영화가 아니다

음식 영화는 혹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중국의 음식 남녀가 내가 본 음식 영화의 전부라서

이 영화에 대해서 무어라 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다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버섯 농장을 운영하던 라보리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해준 프랑스 가정식 요리가 입소문이 나며 그녀의 소문은 엘리제 궁 대통령 귀에까지 닿는다

그녀의 소임은 매일 아침 2시간 동안 대통령이 드실 음식을 준비하여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에 중점을 두어 달라는지 또 이런 음식은 싫다든지 아무런 매뉴얼이 없다

정상을 초빙하는 만찬 음식을 주문한다면 여러 사람의 입맛을 고려했다고

약간 잘못해도 변명의 여지는 있지만, 대통령의 식사라는 콕 집어 준비하여야 한다는 요구라면 이 막중한 소임(?)을 어쩔 것인가?

더욱 등장하는 대통령은 많은 세월을 거치신 분이다

많은 음식을 맛보시기도 했었고 어찌 보면 이제 미각도 많이 제 기능을 상실했을 때이기도 하다

그녀의 명성이 집 밥,

그 명성을 듣고 그녀를 찾았다면 더 생각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수구초심을 원하는 대통령께 그 옛날 드셨을 집 밥,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고향의 내음 같은 집 밥을 만들면 되는 일

식당 재료실에서

어느 부엌에나 있음직한 양배추, 꼬마 당근 등등 흔히 우리 주위에 있는 소박한 것을 찾아 그녀의 진가는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드시고 난 접시를 살펴보고 서빙하는 사람한테 물어 보기도 한다

음미하듯 맛있게 망설임 없이 드셨다는 전갈은 자신의 음식이 대통령에게 맛으로 신뢰받았음을 확신하게 된다

한 밤 그녀의 일터에 들른 대통령

첫날 음식인 산채 버섯 오믈렛이 참 맛있어 직접 축하해 주고 싶음에 주방으로 내려오신 대통령의 답방은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 무엇에 비할 바 없는 찬사일 것이며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의 무게는 더 무거워질 것이다

만찬장에서의 생선 수프는 예전 식구들과 함께 먹던 것으로 점심 식사 내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주체할 수도 없이 떠올랐음과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었단다

권위보다는

구태의연한 찬사가 아닌 인간 냄새가 나는그래서 그녀는 비록 음식이지만 더 정성을 쏟고 싶었을 것이다

엘리제 궁 주방 안 역시나 나름의 질서가 있었을 것이고 그 질서의 타당성을 논하기 전

각자 맡은 영역의 일을 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그 누군가에게서 침범당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주방은 남자들의 영역인 양 남자들만 있는 속에 하얀 가운도 입지 않은 여자가 어느 날 와서

자기들을 앞지르고 있으니..... 이런 황당함이...

이런 질서를 누군가 교통정리를 잘 해 주었더라면 대통령도 기쁨의 시간이 연장이 되었을 것이고

라보리 역시 자신의 역량을 다해 자신의 의무, 임무를 100% 활용했을 터인데...

이렇게 선의의 의욕은 좋은 의도대로 따라 주지 않는 것이 인생 사인 듯

메인 요리에서 디저트까지 만들려는 라보리의 의욕은

하얀 위생 세프 복을 입고 오래 그 자리를 지켜온 또 다른 세프에게 저지를 당한다

이러면서 야기되는 여러 갈래의 일은 모든 사람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선회하기 일쑤다

미국 영화는 관객을 의식해서 자국 대통령일지라도 흥미꺼리로 이용(?) 하는데 프랑스 영화라서 그런가...

점잖다

일적인(요리) 이야기만 한다

인간적인 고뇌가 따른다

이런 인간적인 고뇌는 어디나 있는 것

음식 재료를 가져오는 것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개인 요리사는 오직 대통령이 좋아하는 옛날 엄마가 만들어 주었다는 음식에 밑줄 그으면서 만들려고 함이고

그저 한 사람의 어린 시절 맛을 찾아 주고 싶고

옛날 요리 책을 들추어 보았던 추억 속에 담긴 모든 것을 보물 찾기하듯 찾아 주고 싶을 뿐인데....

역사를 만들어야 하는 참모진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의 건강도 살펴야 하고(과 열량이 야기 되는 재료의 제한) 재료 구입에서 혹 구입자의 농간이 섞여 있는가도 체크하여야 한다

이런 세세한 부분 대신 조금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어 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통령 개인을 위한 라보리의 요리는

꼭 아내가 남편 하나만을 위해서 남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의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내는 것 같음이기도 하고

우리네 엄마들이 행주치마 속에서 감추어 두고 맛있는 것을 하나하나 꺼내어 주는 그런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요리사의 선정을 남자 아닌 여자를 택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속에서는 대통령의 영 부인 등장도 없었고 라보리의 남편 등장도 없었다

호의적이던 주방 쪽 일을 맡아 주던 관료가 바뀌면서 라보리는 그 어떤 위기를 느낀다

간섭은 펼칠 수 있는 영역의 범위가 줄어 질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알고 있었나?

라보리에 게 이런 말을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 두 사람 모두 역경과 맞부딪쳤어요

역경은 양념처럼 인생을 풍부하게 해줘요 이해하시겠어요?

튀니지 방문하는 시기에 라보리는 사직서를 제출한다

대통령께서 튀니지에서 돌아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전 이 자리에 없을 것입니다

많은 추억을 안고 떠납니다

예의에 어긋나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깊은 경의를 표하며 제 키스를 바칩니다

영화는 상징적이던 아니던 그 어떤 의미를 보여 주어야 하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쥔장은 생각한다

보여 주어야 하는 것에 으뜸을 꼽자면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맨틱이 첨가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대통령궁이니 대통령과의 로맨스를 넣기에는 애매하고

그래서 그런 전개는 아예 배제했으니 쏠쏠한 맛은 없었다

그럼 그냥 연정 비슷하게 아리송하게 여운을 남기는 그런 흐름이었으면 그 또한 너무 진부하고 식상할까?

그거야 감독이 라보리가 가정식 밥을 잘 만들듯 포장해서 그 흐름을 관중이 모르게

살짝 끼워주면 금상첨화였을 터인데...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 속에는 맛도 있지만 요리사의 무한한 사랑도 들어 있는데

라보리 역을 맡은 여배우는 왠지 요리사라는 느낌이 오지를 않았다

감독이 추구한 면일까?

틀에 박힌 요리사 답지 않은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

그래서 그녀는 요리사 들이 입는 가운도 입지 않고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도 편한 그녀의 일상을 보여준다

불란서 영화는 미국 영화와 달리 얼굴에 표정들이 잘 안 나타난다

이런 특히나 무슨 특별한 스토리가 없는 영화는 더더욱

영화 제목이 엘리제 궁 요리사이니, 요리가 주 타깃이 아닌가?

특별한 액션이 없는 밋밋함이라서 조금 심심하긴 했다

그리고 밑에서 거드는 한 사람만 갖고 대통령 개인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조금만 더 무엇인가가 가미되었더라면

황실 무늬의 찻잔도 좋겠지만 로맨틱한 찻잔도 좋지 않았을까?

요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요리 이야기는 뺐다

괜히 알지도 못하는 요리에 손을 대고 이야기했다가 블로그 쥔장의 명성에 먹칠할 까봐

네이버 영화 평들은 하나같이 좋다고 했는데

아 뭐 블로그 쥔장도 이 영화가 잘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닌데...

뭔가 약간 미진하다

라보리가 음식 재료를 구하러 갑자기 뛰쳐나간다던가.. 송로 버섯을 구입하는 자그마한 과정들이 좀 납득이 안 갔다는

기승전결을 유난히 따지는 블로그 쥔장 성격 탓으로 돌려야지...

영화를 무슨 화학 실험하듯이 그려지길 바랐는지?

그런데 가슴을 쿵 하게 하는 대사 하나...

대통령이 라보리에 게 사람들 때문에 힘들죠? 나도 그래요

이 평범한 대사가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함축성의 한 마디인듯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의 최고의 수장 입에서 나온 한 마디...........

그녀는 궁을 나와 다른 곳으로 옮긴다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궁에서 생활했던 얼마간의 추억은 늘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것이다.

마음 다하여 정성을 바친 시간이었기에... 그녀의 추억 수위는 항상 찰랑 찰랑할듯

최선을 다해서 한 남자(대통령, 그녀에게 있어 상징적인 정성을 기울인 대상)에게 올인한 시간이었기에.

그녀는 맛으로(정성) 성공했다

주위 사람들이 그녀의 맛에 칭송을 마지않았으니...

자기가 잘 하는 것

특히나 타인들에게 맛있는 것을 차려 준다는 한 끼의 밥상은

누가 만들던,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해도 행복한 시간이다.

대학 가정과에서 오래전 실습했던 기억이 난다

파이 종류였는데 꽁치를 넣고 했던 기억이 난다

밀가루를 체에 치고 버터를 녹이고 그 반죽으로 뚜껑을 덮고(파이 반죽으로) 살짝 달걀물을 발랐던가?

그래서 겉이 노릇노릇했던

그리고 오븐에서 구워 냈던 경이로움의 모습과 맛에...

꽁치로 파이를 만들었다는 것과 겉에 덮었던 밀가루인데 참 맛있던 기억이 난다

오래전 기억인데 그 요리 교수님의 실력이 너무도 돋보여서 지금도 그 교수님 성함은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