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창이 있는 곳에서 떨어지는 나무 잎을 오래동안 지켜 보았다.
한 계절이 끝나는 동안 자기 할일을 다하고 잎은
이제야 비로소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람과 비가 섞여 내리는 그곳에서
이제 이 계절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
내 구비 마디 마디에는 꼭 이렇게 바람이 썰그렁일때 길 모퉁이에 서 있게 만든다
운명이던
신이던
그 거역하지 못하는 힘은 꼭 이렇게 서글픈 계절에 나를 벼랑앞에 내 세운다.
작년의 가을이 그랬고
올 가을이 이렇다.
그래서 무심한 계절의 찬 바람은 더 춥다
너희는 올 계절을 이렇게 마감하지만
곧 봄에 다시 태어난다
한잠을 자고 다시 피어난다
초록잎을 피우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다시 화려하게 이 세상에 다시
등극한다.
어린 풀로 자라 큰 숲을 이루며 살다 마른풀로 생을 마치고 땅으로 돌아 간다
우리네 인생의 삶과 똑 같은 것 같아도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 봄을 피우지 못하지만
너희는 다시 솟아 난다
다시 꽃을 피운다
너희와 우리의 다른점이다.
다시 만져볼지
우리의 가을은.
아니 나의 가을은 이제는 마감이다.
황금빛의 계절을 다시 느껴보려는지 그건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주황빛의 감나무가 더 할나위 없는 빛갈로 내 시선위에 머물어도
아름다움보다 서글픔의 계절은
그 화려함 조차 서글픔이다.
내 계절은 늘 그랬다.
앞으로 얼마의 계절도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도 그럴것이다.
계절은 더욱 더 바빠질 것이다
그럼 내 심연은 더 깊어질 뿐이다.
내 일생 마침표를 찍는 그날까지다시 만나질것 같지 않은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여야 한다
이 계절에....나는
세찬 바람에 떨어지는 나무 잎이 너무온순(?)해 보인다
사각은 커다란 통창이다.
그리고 하얀 색은 거칠게 부는 바람
그 사이로 나무 잎이 꽃처럼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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